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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많은 한국 남자만 찾아"…세태 풍자하는 캄보디아 가요

농촌 총각이 장가가기 어렵다는 한탄은 동남아, 동유럽의 여성들과 국제결혼 중개해주는 산업을 키웠다. 농촌 지역 초등학교에 푸른 눈을 가진 아이와 짙은색 피부를 가진 아이들이 낯설지 않은 현실이다.

그런데 한국의 농촌 총각들의 한을 풀어준 국제결혼이 현지 남자들에게는 또 다른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일종의 풍선효과일까.

캄보디아의 한 가수는 시골의 젊은 여성들이 돈많은 한국 남자만 찾는 바람에 남자들이 장가가기 어렵다는 푸념을 노래에 담았다. (원제: Pdey Khmer Min Yok Tov Yok Pdey Korean)




“요즘 캄보디아 아가씨들은 캄보디아 남자들과 결혼을 하고 싶어하지 않아.
돈이 많은 한국 사람들과 결혼하고 싶어해.
캄보디아 남편은 맨날 술만 마시고 돌아다니거든.
한국 할아버지들처럼 달러가(돈이) 없어.
이제 시골에 있는 예쁜 아가씨들은 모조리 한국에 가버렸어.
이제는 전처럼 예쁜 아가씨들이 없어.
부인을 찾기 어려운 시대야.
5000달러가 없으면 결혼도 못해.
캄보디아 남자 하고는 결혼하지 않고 한국 사람들하고 결혼해.
캄보디아 남자들을 버려버리네!
집도 두고 가 버리네!
외국 남자하고 결혼하는 것은 자국 남자와 결혼하는 것과 다르지.
아가씨! 아직 젊은데~ 한국 사람하고 결혼하지 말게~
나를 사랑해줘~ 우리는 같은 캄보디아 민족잖아.
나랑 결혼해야 부모님과 가까이에 있을 수 있어.
< 번역 감수 : 정인휴(까로나) >


가사는 캄보디아 농촌 총각들의 외로움을 호소하는 내용이지만, 돈이 매개가 되는 한국 남자들의 국제결혼 행태와 돈만 보고 한국 남자에게 시집가는 여성들에 대한 풍자가 녹아있다.

과거 농촌의 순박한 노총각이 도시 처녀와 결혼을 꿈꾸지만 끝내 실패하고 중국 연변의 동포와 결혼한다는 소재의 드라마가 방영되기도 했다. 최근엔 그런 사연이 TV에 등장하건 뜸해졌는데, 그게 다 '국제결혼'으로 수요가 옮겨간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풍선효과' 일까. 캄보디아 총각들이 한국 남자들을 부러워하는 사연이 왠지 낯설지는 않다. “XXX 신부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라는 국제결혼 중개업체가 써붙여놓은 홍보 문구도 기억 속에서 떠오른다.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는 옛말 

그런데 자료를 살펴 보니, 한국의 농촌 총각들이 주범은 아닌 듯도 하다. 우선 국제결혼이 해마다 줄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따르면 2013년 외국인 여성과 한국인 남성의 국제결혼 건수는 1만8307건으로 2005년 3만719건에 비해 약 40% 감소했다.

또 국제결혼을 원하는 남성들이 농촌 총각일 거라는 선입견도 잘못됐나 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0년 10월부터 2년간 국제결혼 안내 프로그램을 이수한 3만2916명 중에서 가장 많은 직업은 회사원(44.4%)이었다. 농촌 총각은 7.2%에 불과했다. 단, 재혼인 사람이 38.9%라는 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닐 테고.

이제 '한민족'이라는 말을 쓰기 무색할 만큼 한국에 '다문화 가정'이 많아졌다. 그 시작이 어찌됐든 점차 국제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희석돼가고 있고, 그러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 동량으로 자라나고 있다.

TV 예능프로그램에도 다문화 가정이 종종 등장한다. 외국인 며느리와 한국인 시부모의 좌충우돌 생활기는 재미있고 훈훈하다. 물론, 모든 국제결혼이 이런 생활 같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5월 28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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